1. 행복한 가정 유지가 첫째 조건
우선 이들은 하나같이 가정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취재를 거절한 한 여성 억대 연봉자는 ˝세상에 내 이름이 알려지고 얼굴이 알려지면 조용한 가정 분위기가 깨질지도 모른다˝며 사양하기도 했다. 임재만(39) 푸르덴셜 EL(Executive Lifeplanner·이사급)은 거의 매주 집 근처의 부모님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인사를 드리러 갈 정도로 효심이 깊다. 김승범(38) 일신창투 수석 심사역은 ˝가정이야말로 내 최대의 안식처˝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주말은 무조건 가족에게 봉사하는 날로 잡아 놓고 있다.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2. 나이 들어 늙는 게 아니라 꿈을 잃어 늙는다
이들의 두 번째 특징은 항상 젊게 산다는 것. 일신창투의 김승범 수석은 지금도 청바지에 남방 셔츠 차림으로 출근하고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양복 정장을 하지 않는다. 헤드 헌터로 유명해진 유니코 서치의 유순신(43) 상무는 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처럼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씩 웃었다. 취재를 위해 처음 유 상무를 찾아갔을 때도 혹 나이를 잘못 알고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36세의 나이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드물게 파트너 자리에 오른 채수일 부사장은 ˝나이가 들어 늙는 게 아니라 꿈을 잃어 늙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컨설팅을 통해 수많은 샐러리맨을 만나왔던 그는 이런 점을 가장 안타까워 했다.
3. 우선 자신을 구조조정하라
억대 연봉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업데이트시키고 있다.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 인정해줄 그 누군가가 나타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 바로 이 점이 이들의 세 번째 특징이었다. 변화를 잊으려거든 성공도 잊어야 한다는 것. 특히 이들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먼저 자신을 구조조정하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워크아웃은 기업만 하는 게 아니라는 요지다. 시대가 바뀌고 게임의 룰이 바뀌었으니 뛰는 선수들 또한 당연히 그 룰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유순신 상무는 나이 40에 국내에 있는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을 다니며 MBA를 땄다. 그의 말대로 ˝다시 하라고 하면 죽어도 못 할 것 같다˝는 대학원을 그는 ˝이가 갈릴 정도로 힘들게˝ 마쳤다. 일단 하면 제대로 한다는 오기가 발동했던 것이다.
4. 전직을 두려워 마라
이들의 네 번째 공통점도 바로 이 연장선상에 있다. 조직과의 불화는 성공의 지름길이라고나 할까. 대부분 전직을 한 후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은 최선을 다해 노력을 했는데도 받아주지 못하는 회사가 있다면 과감하게 떠나라는 말을 했다. 기회는 자신이 만든다는 요지였다.
ING생명의 오영동(37) 재정컨설턴트는 ˝실패한다고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실패도 자산이다. 회사가 망하거나 쫓겨나기 전까지 좋든 싫든 그냥저냥 보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라고 경고한다.
㈜이메이션코리아의 이장우(44) 사장의 경우 회사의 한 분야가 분사(spin-off)를 하자 미국 본사에 3개월 간이나 끈질기게 ´이 회사의 적임자는 바로 나´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처음에는 코웃음을 치던 본사에서도 3개월 간의 끈질긴 요청을 받자 생각이 바뀌었고, 결국 그는 사장 자리에 올랐다.
5. 독서와 인맥 만들기는 필수
이렇듯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자신을 구조조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독서와 인맥 만들기. 바로 다섯 번째 공통점이다. 현대는 전문가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지식을 재충전하고 주위에 많은 전문가를 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한 달에 5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매일 읽는 신문 잡지를 제외하고 한 달에 5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 일을 처리하기에도 바쁜 하루하루이기 때문이다. 이장우 사장의 경우 지금까지 읽은 책이 2000권이 넘을 정도이다.
6. 위기는 정면 돌파하라
이들의 여섯 번째 특징은 위기 때일수록 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성준(34) 청호인터내셔널 본부장은 개인사업을 하다 2억6000만원의 부도를 내고 수배자 신세까지 되었던 사람이다. 자살을 하려고 몇 번이나 시도를 한 그는 은행과 거래업체에 전화를 걸어 무작정 ˝나를 믿어달라˝고 했다. 그는 현재도 3500만원 가량의 빚이 남아 있어(어음 제외) 억대 연봉자임에도 은행에 황색 거래자로 낙인 찍혀 있기도 하다.
채수일 부사장의 경우, 94년 한국지사 설립을 준비중인 어느날 국내 5대 재벌의 계열사인 A상사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할 컨설팅업체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는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컨설팅 회사들이 일본계 회사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프리젠테이션을 해봐도 역시 역부족임을 절감할 수 있었다. 그는 그때 공식적인 발표가 끝나고 A상사 임원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7. 자신감이 시작이자 끝
이들의 마지막 특징은 이렇듯 자신의 생활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라는 데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은 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 노력하다보면 자신감도 생긴다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오영동씨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주위에 자신이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러면 주위에서 성공을 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자신이 세상의 미끼가 되라는 말이었다. 이장우 사장은 ˝전문가와 경쟁을 선언해야 한다. 윗사람과도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발전은 그렇게 하는 것이다. 하루도 포기하면 안된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결과는 우리의 일반적 상상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아마 ´노력도 좋은 성공 비결´이라는 말은 여기에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 열매는 달고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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